바이트댄스의 클라우드·AI 사업 부문인 볼케이노 엔진(火山引擎, Volcengine)이 영화 제작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최대 100만 위안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제공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생성형 AI 영상 모델 Seedance를 실제 영화 제작 과정에 깊게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토큰 보조금과 기술·홍보 지원을 제공한다.
AI 영상 경쟁, 이제 ‘생성’ 다음을 봐야 한다. 생성형 AI 영상 시장의 경쟁축이 단순히 영상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느냐에서 실제 콘텐츠 제작 과정에 얼마나 깊게 들어갈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바이트댄스의 볼케이노 엔진이 2026년 9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산시성 진중시 핑야오 고성(平遥古城)에서 개최된 제10회 핑야오 국제영화제(第十届平遥国际电影展)에서 발표한 Seedance 영화 협업 프로그램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분야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장편영화, 시리즈·에피소드물, 애니메이션, 창작 단편영화 등 전문 영상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다. 프로젝트별 지원 규모는 최대 100만 위안이며, 토큰 보조금과 함께 기술 지원과 홍보 자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영상 생성 도구 이용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은 기획·제작 단계에 있는 미완성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며, Seedance를 영상 생성 과정 전반에 깊게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요구한다.
완성된 영상을 받아 유통하거나 홍보하는 사업과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AI를 영화 제작의 후반 작업 도구가 아니라 기획과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핵심 기술로 끌어들이려는 구조에 가깝다. ‘100% AI’와 ‘AI+실사’를 함께 열어둔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제작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Seedance를 활용해 영상 제작 워크플로우 전체를 구현하는 완전 AI 생성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실사 촬영과 AI 생성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 구분은 영상 산업의 현실을 보여준다.
AI 영상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영화 제작 현장이 하루아침에 기존 촬영 방식을 버리고 전면적인 AI 제작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실제 제작에서는 촬영, 연기, 미술, 편집, 후반작업 등 다양한 요소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와 실사를 함께 허용한 것은 기술을 기존 제작 시스템과 결합하려는 실험 공간을 넓히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프로그램이 AI와 전통적인 영화·영상 제작을 깊게 결합하고, 제작 방식과 워크플로우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프로젝트를 우선 대상으로 제시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AI를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AI를 통해 제작 과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Seedance 2.5, ‘짧은 영상 생성’에서 서사 제작으로 이동하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기반에는 Seedance 2.5가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올해 7월 Seedance 2.5를 공개하면서 기존 15초였던 단일 생성 영상 길이를 최대 30초로 늘리고, 반복적인 영상 확장을 지원했다.
또한 30초 안에서 여러 장면을 논리적으로 연결해 이야기의 설정과 전개, 전환, 마무리를 구성할 수 있도록 내러티브 관련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영화 제작에서 한 장면의 시각적 완성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와 시리즈는 장면과 장면의 연결, 인물의 행동, 시간의 흐름, 카메라와 편집의 관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따라서 영상 생성 AI의 경쟁력도 개별 이미지나 짧은 클립의 품질뿐 아니라 서사를 어떻게 유지하고 제작자가 얼마나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프로그램이 프리프로덕션과 제작 단계의 기술 지원을 함께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원금’보다 제작 데이터와 현장 경험이기에, 최대 100만 위안이라는 지원 규모(현금이 아닌 토큰으로 지급함)는 눈에 띄지만, 이 프로그램을 단순한 창작 지원금 사업으로만 보면 핵심을 놓칠 수 있다. 영화 제작은 생성형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만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복합적인 테스트 환경이다.
어떤 장면에서 생성 결과를 반복 수정해야 하는지, 감독과 제작진이 AI를 어떤 방식으로 통제하는지, 기존 촬영·편집 공정과 AI 생성 과정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등은 단순한 모델 벤치마크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영화 프로젝트와 AI 모델이 결합하면 기술기업에는 실제 제작 현장에서 발생하는 요구를 확인할 기회가 생긴다. 반대로 창작자에게는 기존 제작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장면과 작업 방식을 시험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이런 구조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AI 영상 경쟁은 모델 자체의 성능 경쟁뿐 아니라 창작자, 제작사, 영화제, 배급 플랫폼을 얼마나 연결하느냐의 경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콘텐츠 업계가 주목할 지점은 어디에 있을까? 국내 영화·영상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AI 모델을 그대로 도입할 것인지 여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AI가 실제 제작 과정에 들어왔을 때 제작비, 인력 구성, 촬영 방식, 후반작업, 저작권과 크레딧 체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다. Seedance 영화 협업 프로그램(Seedance影视合作计划)이 제시한 구조는 이 질문을 산업 단위에서 시험하려는 접근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미완성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고, 완전 AI 제작뿐 아니라 AI와 실사를 결합한 방식까지 열어둔 점은 기존 콘텐츠 산업과 생성형 AI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산업적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확인해야 할 내용이 남아 있다. 접수 기간과 선정 절차, 지원금의 구체적인 집행 방식, 프로젝트 선정 기준, 결과물의 유통 및 상영 조건 등이 공개돼야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선언 자체가 아니다. AI 영상 기술이 실제 영화 제작 생태계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를 프로젝트 단위로 시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의 다음 경쟁은 더 짧은 시간에 더 그럴듯한 영상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누가 창작자의 작업 과정에 들어가고, 누가 제작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누가 그 결과를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산 구조로 연결하느냐가 새로운 경쟁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이비즈타임즈에 있습니다]

